전자신문 | 입력 2010.09.17 13:42
[쇼핑저널 버즈] IT 역사를 바꾼 위대한 리더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재미있는 공통점을 하나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이런저런 이유로 여러 고난을 겪었는데 그 고난의 핵심은 그들의 생각이 당시로써는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어 기성세대에게 비웃음을 당할 정도였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 컴퓨터를 들고서 HP에 들고 가자 이런 걸 가지고 무얼 하느냐고 비웃음을 당했고 또 어떤 투자가는 스티브 잡스가 미치광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당시 기성세대는 왜 집에 개인용 컴퓨터가 필요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마치 요즘 스마트폰 이야기를 하면 꼭 휴대폰은 통화만 되면 그만이지 그런 게 왜 필요하냐는 반응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미래를 개척한 사람들은 기성세대의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파괴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 고정관념이라는 것은 과거를 통해서 미래를 보기 때문에 쉽게 발생하는 오류다.
델컴퓨터의 창업자인 마이클 델이 처음에 유통점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주문으로 제작하는 컴퓨터를 판매하겠다고 하자 역시 여기저기서 말도 안 된다는 비판을 들었다. 누가 그 비싼 컴퓨터를 상점이 아니라 전화로 주문하겠느냐는 것이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주문에 의한 컴퓨터 판매 모델이 없었기 때문이었고 기존의 사고방식대로 그전에도 없었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예상을 기반으로 마이클 델의 아이디어를 비난한 것이다. 얼마나 그런 비난에 시달렸는지 마이클 델은 정말 자신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면 남들에게 이야기하지 말고 혼자서 실행에 옮기라고 조언한다.
고정관념은 실패를 통해 더욱 확고해지는 경향이 있다. 즉 그전에 계속 실패했으니 앞으로도 계속 실패할 것이라는 논리를 자주 듣게 된다. 구글 창업자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검색엔진 기술을 100만 달러정도에 기존 포털업체에 판매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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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검색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최대한 방문자수를 많이 끌어들여 배너광고를 통해 돈을 버는 비즈니스 모델에 전력투구했다. 오직 검색에 집중해 돈을 버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게 구글 창업 당시의 상황이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검색으로 돈을 벌기는 힘들다는 학습을 하고 난 후 결국에는 포털로 나가야 한다는 순간에 검색으로만 승부하겠다는 구글 창업자들의 아이디어는 그야말로 당시 비즈니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아냥을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구글 창업자들은 비즈니스 상황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고집을 버리지 않고 밀고 간 끝에 창업 10년 만에 마이크로소프트와 대적하는 최고의 IT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닌텐도가 미국에 진출했을 때 역시 구글과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닌텐도가 패미컴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할 때만해도 미국은 아타리 쇼크로 인해 게임시장 자체가 초토화됐다. 그런 순간에 닌텐도가 미국에 진출하니 미국사정을 모르는 일본의 작은 기업이 이미 유행지난 게임기를 들고 나왔다는 비아냥을 듣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하지만 닌텐도 사장 야마우치 히로시는 끝까지 자신의 고집대로 밀고 나가 결국 닌텐도를 세계 제일의 비디오 게임회사로 탄생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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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들이 가장 존경받는 로버트 맥기는 그의 저서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책에서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남들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견딜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이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는 강력한 힘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자신의 창조적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주위의 비아냥을 들어도 좌절하기보다는 한 번 더 도전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실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어렵지만 그것을 실현함에 있어 각종 암초를 만나기 마련이다. 결국 성공의 이름으로 우리가 기억하는 IT 거장들은 그런 암초들을 만났고 강력한 자기 확신과 의지로 이를 이겨낸 사람이다.
독창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는 평가받기도 힘들지만 사실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한다고 해도 성공할 확률보다도 실패할 확률이 크다. 그래서 창조는 불확실에 대한 도전이고 그만큼 위험을 감수할 줄 알아야 한다.
결국 기존의 통념을 깬 신선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창의적 인재는 남들과는 다른 생각을 할 줄 알아야하는 동시에 주변의 비웃음 속에서도 의연해야 하며 실패 그 자체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사실 미야모토 시게루는 그 실패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울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닌텐도가 게임기 시장에서 3등으로 밀려난 게임큐브 시대가 자신에게 고통스러운 순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단순히 좌절만 한 것은 아니다.
완벽하다고 생각한 게임큐브의 컨트롤러가 게임 초보자들에게는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컨트롤러 개발에 매진해 그에 대한 해답으로 닌텐도 DS와 닌텐도 위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또한 닌텐도 위를 만들 때도 수많은 실패들이 있었다. 버려진 수백 개의 시제품을 보면서 좌절하기보다는 오히려 성공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 미야모토 시게루에게는 배울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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